간 질환 주의 건기식 15종 복합 배합 막는다
다이어트 보조제나 피로 개선제 등 시중 건강기능식품에서 효능을 강조하기 위해 여러 성분을 한꺼번에 섞어 넣던 제조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섭취 시 주의사항에 간 질환 관련 경고 문구가 붙은 기능성 원료들을 한 알이나 한 포에 몰아넣어 발생할 수 있는 이상반응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규제 정비가 본격화됐다.
보건당국이 기능성 원료 간 병용 섭취 위험성을 고려해 배합 기준을 전면 재조정하면서 다이어트 보조제와 복합 활력 제품의 포뮬러 수정이 잇따를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6년 10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은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단일 성분보다 다성분 복합 제품 선호도가 급증함에 따라 섭취 안전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추진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6년 10월 23일 고시안을 통해 오는 12월 23일까지 두 달 동안 산업계와 소비자단체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개정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간 건강 안전 제조기준’의 신설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사 부담과 독성 상승 우려에 따라 ‘간 질환 관련 섭취 시 주의사항’이 설정된 기능성 원료 15종 상호 간의 복합 배합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약물과 영양소의 대사를 전담하는 장기인 간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성분을 한 제품에 복합 투입했을 때 발생 가능한 부작용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목적이다. 혼합 배합 금지 목록에는 널리 유통되는 고시형 원료 5종과 개별인정형 원료 10종 등 총 15종이 지정됐다.
고시형 원료 가운데는 다이어트와 관절 건강 제품에 다용되는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 녹차추출물, 홍국, 공액리놀레산, 글루코사민이 포함됐다. 개별인정형 원료에서는 헛개나무과병추출분말, 오가피열매추출물, 초록입홍합추출오일복합물, 리프리놀-초록입홍합추출오일, 발효생성아미노산 복합물, 실크단백질 산가수분해물, 열처리녹차추출물, 올리브잎주정추출물, 황국 발효물, 흑차추출물이 대상이다.
고시 개정이 완료되면 체지방 감소 제품군에서 스테디셀러로 꼽히던 ‘가르시니아캄보지아+녹차추출물(카테킨)’ 결합 제품은 더 이상 시장에 유통될 수 없다. 두 성분은 탄수화물 합성 억제와 체지방 분해라는 효능 조합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모두 간 질환 주의 대상 원료에 해당한다.
간 기능 개선을 내세운 제품에서 헛개나무과병추출분말에 다른 간 주의 기능성 원료를 섞는 방식 역시 전면 차단된다. 아울러 핵심 원료를 주원료 대신 ‘부원료(기타원료)’로 소량 넣었다고 표방하며 안전 기준을 우회하던 관행에도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현행 기준상 기타원료는 정해진 일일섭취량 미만으로만 투입하면 법적 제재를 받지 않아 사실상 고함량 원료를 편법으로 혼합하는 통로로 활용돼 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6년 10월 23일 발표한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일부개정고시안에 따르면, 간 주의 원료를 기타원료로 배합할 때의 허용 한도는 기존 일일섭취량 미만에서 ‘일일섭취량의 30% 미만’으로 축소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6년 10월 23일 개정안에서 기타원료의 배합 상한을 일일섭취량의 30% 미만으로 명문화함에 따라 제조사들이 마케팅을 목적으로 여러 간 주의 성분을 주원료 외에 무분별하게 첨가하던 행위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제조 업계는 기존 복합 제품군 전반의 배합 비율을 재조정해야 해 생산 체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규제 정비와 함께 제조업체의 제품 개발 편의를 높이기 위한 원료 선택지 확대 조치도 병행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같은 개정안에서 영양성분 제조 원료로 구연산마그네슘, 구연산제일철, 메틸테트라히드로엽산칼슘 등 3종을 새롭게 인정 목록에 올렸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프로바이오틱스 기준 규격도 현실화된다. 기존 고시는 프로바이오틱스 일일섭취량을 ‘1억~100억 CFU(집락형성단위)’로 묶어 두었으나, 개정안은 100억 CFU 상한선을 삭제하고 ‘1억 CFU 이상’으로 하한선만 규정했다. 보건당국은 상한선 폐지가 무조건적인 초고함량 복용을 유도하는 취지가 아니며 유통 중 발생하는 자연 감소를 감안한 제조 편의 조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