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CSO 수수료 직접 규제 대신 관리·감독 체계 강화 추진
CSO 규제, '수수료 상한' 대신 '신고·관리'부터… 민관, 단계적 접근에 무게
의약품 영업판촉대행사(CSO)를 둘러싼 거래 투명성 제고 방안을 놓고 정부와 제약업계가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다만 수수료율에 상한을 두거나 재위탁을 전면 금지하는 등 강도 높은 직접 규제는 도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는 모양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최근 열린 '제네릭 경쟁력 강화 민관협의체' 회의에서 CSO 관리체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개선 방향을 협의했다. 이날 논의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김앤장법률사무소에 의뢰해 진행한 ‘CSO 관리감독 체계 강화 연구용역' 결과를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국내 제네릭 산업의 규모화·전문화 방안도 함께 다뤄졌다.
현황 파악·관리 책임 강화에는 공감대
참석자들은 우선 CSO가 제약사와 맺은 수수료율을 정부에 신고하도록 해 실태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CSO 전문인력 교육과 내부통제 강화 ▲재위탁 시 원 계약 제약사의 사전 서면 동의 및 정부 신고 절차 구체화 ▲수수료 관련 자료 제출 의무화 ▲위탁 제약사의 관리·감독 책임 확대 등이 투명성 제고 방안으로 거론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CSO 인력 양성과 교육, 준법관리 수준을 지금보다 끌어올려야 한다는 데 민관이 뜻을 함께했다”며 "재위탁의 경우 제약사 동의와 정부 신고를 거치게 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아울러 제약사의 관리·감독 의무와 정부의 실태조사·집중 단속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의무를 어긴 제약사와 CSO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 상한제·허가제 전환은 '신중론'
반면 수수료 상한제 도입이나, 현행 지자체 신고제를 허가·인증제로 격상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우세했다.
정부와 업계 모두 CSO가 불법 리베이트의 우회 통로로 활용되는 주된 원인으로 과도한 수수료율을 지목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60%를 넘는 고율 수수료가 제네릭 시장의 리베이트 경쟁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부의장)은 국정감사에서 정은경 복지부 장관에게 CSO 위탁계약서 전수조사를 통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수수료율을 법으로 묶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리베이트 근절이라는 공익적 목적이 있다 하더라도, 기업 간 자율적 계약에 정부가 직접 개입할 경우 시장경제 원칙은 물론 직업수행의 자유, 재산권,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 등 헌법적 가치와 충돌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수수료율을 직접 규제하기보다 간접적인 장치를 통해 제약사와 CSO가 자발적으로 수수료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역시 추가 민관 협의를 거쳐 실효성 있는 수수료 관리 방안 마련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제네릭 난립 해소 위한 '자발적 재편' 지원도 논의
이날 회의에서는 다수의 중소 제약사가 동일 성분 제네릭을 여러 품목 보유하며 과당경쟁을 벌이는 구조에 대한 해법도 논의됐다. 민관은 기업 간 품목 교환, 양도·양수, 공동생산 등을 통해 생산 효율과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를 위해 품목 이전 시 약가를 그대로 승계·보전해주고, 품목·시설 통합에 드는 비용과 제조 인프라에 정부가 투자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오갔다. 또한 제네릭 품목 수와 실제 생산을 담당하는 제약사 수를 구분해 관리하고, 직접 제조사나 소규모 시장의 제네릭 공급을 유지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의약품 안정공급을 강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