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특례시, '반계유형원선생길' 추가 지정…지역 명예도로 총 6곳으로 확대
경기도 용인특례시의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을 담은 명예도로가 여섯 곳으로 확대됐다. 용인시는 10월 29일 주소정보위원회를 열고 조선 후기 대표적 실학자인 반계 유형원 선생의 개혁 정신을 기리는 '반계유형원선생길'을 명예도로명으로 심의·의결했다고 2일 밝혔다.
명예도로명은 지역의 역사·문화적 자산이나 국제 협력 성과 등을 기리기 위해 기존 법정 도로명에 상징적 명칭을 덧붙이는 행정 제도다. 도로명주소법에 따라 법정 도로명과 별개로 관리되므로 시민들이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우편이나 주민등록 등 실제 주소 체계에는 변동을 주지 않는다.
이번에 6호 명예도로로 결정된 '반계유형원선생길'은 처인구 백암면 석천리에 있는 유형원 선생 묘역 진입로 구간이다. 해당 도로는 석천리 610~613번지 일원을 통과하는 농어촌도로 석천선 316호로, 2026년 7월 준공된 진입 인프라를 활용해 조성됐다.
유형원 선생은 현실 비판과 실사구시 정신을 바탕으로 국가 제도 전반의 개혁 방안을 담은 《반계수록》을 저술한 조선 후기 실학의 선구자다. 처인구 백암면 석천리 묘역은 1976년 경기도기념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으며, 시는 이번 지정을 통해 방문객들이 역사적 인물의 사상과 발자취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용인시의 명예도로 지정은 2024년 말 고려시대 대몽항쟁의 승리를 기념하면서 본격화됐다. 시는 2024년 11월 처인성 전투를 이끈 주역들을 기리기 위해 1호 '김윤후승장로'(남사읍 봉명리~이동읍 서리 처인성로 약 12.9㎞)와 2호 '처인부곡민길'(처인성 앞 아곡로 약 1.1㎞)을 나란히 제정한 바 있다.
2025년 2월에는 국제 산업 협력을 상징하는 3호 명예도로로 '윌리엄슨 카운티대로'가 탄생했다. 기흥구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앞 삼성로 약 370m 구간에 부여된 이 명칭은 미국 텍사스주 윌리엄슨 카운티가 현지 테일러시 도로를 '용인대로'로 명명한 데 화답하며 반도체 산업 교류를 다진 사례다.
이어 2025년 4월에는 종교문화 자원을 널리 알리고자 4호 '청년김대건길'을 양지면 남곡리 은이성지 일대 은이로 약 2.89㎞ 구간에 지정했다. 한국 최초의 천주교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사목 활동을 되새기고, 향후 예정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앞두고 방문객 맞이를 준비하는 목적을 담았다.
올해 초에는 시민 여가 및 체육 활성화를 반영한 5호 명예도로 '용인에프씨로'가 도입됐다. 시는 시민프로축구단 용인FC 창단을 기념해 용인경전철 에버라인 삼가역에서 홈경기장인 용인미르스타디움으로 연결되는 중부대로와 삼가로 약 946m 구간에 명칭을 붙이고 삼가역 1번 출구 주변에 안내판 4개를 세워 관람객 이동 편의를 높였다.
상징적 명칭 부여가 실제 주민 생활 편익이나 지역 상권 활성화와 직접 연결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일부 있으나, 시는 고유의 인문 자원을 도시 공간과 접목해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크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팻말을 세우는 차원을 넘어 시민의 역사 인식과 지역적 자긍심을 고취하는 도시 자산으로 기능한다는 분석이다.
용인시는 앞으로도 지역 곳곳에 숨겨진 역사적 사건과 인물, 도시의 주요 발전 궤적을 체계적으로 발굴해 도로망과 연계한 정체성 확립 사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명예도로가 시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도시의 고유 가치를 자연스럽게 공유하는 매개체가 되도록 관리와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