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최대 재건축 '미미삼', 6103가구 청사진 공개 후 속도전… 조합설립 문턱 다가서
40년 된 3930가구 대단지, 재건축 본궤도
서울 강북권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노원구 월계동 '미미삼'의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미미삼은 1986년 6월 준공된 총 393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1~16동은 미성, 17~23동은 미륭, 24~32동은 삼호3차가 지어 각 시공사의 앞 글자를 딴 이름으로 불린다. 공식 사업명은 '월계시영고층아파트 재건축사업'이다.
단지는 전용 33~59㎡의 소형 평형 위주로 구성돼 있지만, 용적률이 131%로 낮아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마포구 성산시영과 함께 강북권에서 가장 큰 재건축 단지로 거론된다.
재건축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19년 10월 예비안전진단에서 탈락하며 사업이 불투명해졌지만, 2021년 11월 예비안전진단과 2023년 6월 정밀안전진단을 차례로 통과하면서 재건축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월계2지구 지구단위계획으로 큰 그림 확정
사업의 밑그림은 2024년 말 마련됐다. 서울시가 '월계2 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계획 결정(안)'을 수정 가결하면서, 1980년대 월계2지구 사업으로 지어진 미륭·미성·삼호3차와 삼호4차, 1994년 준공된 서광아파트 등 약 5000가구가 6700여 가구로 재탄생하는 계획이 확정됐다.
계획의 핵심은 용도지역 상향이다. 복합용지를 구획해 기존 제3종일반주거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바꾸고, 준주거지역에는 최고 170m 높이를 허용했다. 이에 따른 공공기여는 도로체계 개선 등에 활용된다. 광운대역세권 물류 부지와 기반시설을 연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 동서 간 도로를 넓히며 순환 도로체계를 새로 만들어 지역 간 단절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최고 50층·6103가구… 중소형 위주 '실속형' 설계
올해 3월에는 단지의 구체적인 정비계획안이 공개됐다. 노원구가 공람한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수립안에 따르면, 기존 5~14층 3930가구는 최고 50층(170m), 6103가구로 다시 지어진다. 현재보다 2173가구가 늘어나는 규모로, 일반분양 물량은 1700가구 안팎으로 추산된다.
토지이용 측면에서는 3종 일반주거지역 중 2만7386㎡(전체 면적의 11%)가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되며, 해당 부지의 용적률은 300%에서 500%로 높아진다. 단지 중앙에는 50층 높이의 주거복합시설이 들어서고, 나머지 주거용지에는 최고 40층(120m 이하) 아파트가 배치된다. 전체 구역면적은 23만2298㎡에 달한다.
평형 구성은 중소형에 집중됐다. 전용 85㎡ 이하가 5509가구로 전체의 90.3%를 차지하며, 85㎡ 초과 물량은 99.98㎡ 594가구에 그친다. 가장 많은 평형은 전용 84.98㎡(1692가구, 27.7%)이고, 전용 59.98㎡도 1654가구(27.1%)로 뒤를 잇는다. 대형 평형 위주의 고급화 대신 실수요 중심의 대단지를 택한 셈이다.
사업성 보완 장치도 적용됐다. 계획안에는 사업성 보정계수 최대치인 2.0이 반영됐다. 사업성 보정계수는 서울시가 땅값·단지 규모·세대 밀도 등을 감안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로, 주로 강북 노후 단지에 적용된다. 공공주택 452가구도 계획에 포함됐다.
공원·보행로·수변 특화… 생활 인프라도 확충
단지 안팎의 공공 공간도 대폭 늘어난다. 5100.9㎡ 규모의 근린공원과 경춘선 숲길과 연계한 2200㎡ 규모 소공원이 새로 조성되고, 폭 10m 이상의 공공보행통로가 단지 남북을 가로지르며 광운대역 육교와 중랑천 방향으로도 이어질 예정이다.
단지 앞으로 중랑천이 흐르는 입지를 살린 설계도 적용된다. 수변에 접한 동에는 돌출형 발코니와 옥상정원 등 경관 특화 요소가 더해진다. 중랑천 일대에는 친수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수변공원도 조성될 계획이다.
추정 비례율 100.42%… 분담금은 여전히 변수
주민설명회에서는 사업성 지표도 제시됐다. 추정비례율은 100.42%로 산정됐고, 3.3㎡당 공사비와 분양가는 각각 800만원, 4300만원(84㎡ 기준)으로 가정됐다. 조합원분양가는 일반분양가의 85% 수준으로, 평형별로는 39㎡ 6억7000만원, 59㎡ 9억6200만원, 84㎡ 12억2000만원, 99㎡ 13억7000만원 등으로 책정됐다.
다만 이는 초기 추정치로, 향후 공사비 인상이나 분양가 규제 등에 따라 조합원 부담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분양가 규제나 공사비 상승이 겹칠 경우 분담금이 3억~5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람안의 수치 역시 최종 고시 전이라 심의 과정에서 조정될 여지가 있다.
추진위 승인 이어 조합설립 채비
절차상으로는 추진위원회 단계를 넘어 조합설립을 향하고 있다. 단지는 올해 4월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으며, 다음 단계는 조합설립 인가다. 지난 6월에는 추진위원회가 동의율 75.8%를 달성했다는 현수막이 단지 주변에 내걸리기도 했다. 재건축 조합 설립에 필요한 법정 동의율(75%)을 웃도는 수준이어서 조합설립 절차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원·GTX-C·동부간선 지하화… 주변 개발 호재 집중
미미삼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주변 개발 사업이다. 바로 옆 광운대역 물류부지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약 15만6581㎡ 부지에 사업비 약 4조5000억원을 투입해 상업·업무·주거·공공시설을 짓는 대규모 복합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부지에 들어서는 '서울원 아이파크'(3032가구)가 2028년 입주를 앞두고 있어, 미미삼과 합치면 일대가 1만 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로 바뀔 전망이다.
교통 여건도 개선된다. 광운대역에는 GTX-C 노선이 계획돼 있고,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도 추진 중이다. 교육 환경 측면에서는 단지 인근에 월계초, 월계중, 염광고 등이 모여 있어 도보 통학이 가능하고, 강북권 최대 학원가인 중계동 은행사거리까지 차량으로 10분 안팎이면 닿는다.
인접한 삼호4차(910가구)는 미미삼과 별도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두 단지가 함께 정비되면 일대 주거지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된다.
전세·매매 모두 강세… 3.3㎡당 6000만원 돌파
재건축 기대감은 시세에도 반영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전용 59㎡ 전세가 3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40년 된 구축이지만 서울 대단지 중 진입 가격이 비교적 낮아 신혼부부 등 젊은 실수요층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매매가격도 오름세다. 올해 미미삼(월계시영)의 전용면적 기준 3.3㎡당 평균 실거래가격은 6233만원으로 처음 6000만원대에 올라섰으며, 이는 지난해 연평균보다 28.5% 높은 수준이다. 지난 8월에는 전용 23평형이 12억원에 실거래됐다.
정비계획 결정 고시와 조합설립 인가 등 남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미미삼은 광운대역세권 개발과 함께 서울 동북권 주거 지형을 새로 그리는 핵심 단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사비 상승과 분담금 규모, 대출 규제 등 시장 환경 변화는 사업 속도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