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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가 임상 180건 중 국내 CRO는 단 3건…글로벌 경쟁력 '빨간불'

H브릿지저널업데이트 2026.10.28 21:49
홍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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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생성 이미지입니다. H브릿지저널

다국가 임상시험에서 국내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의 존재감이 외자계 CRO에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신약 파이프라인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작 이를 해외 임상으로 연결할 국내 CRO의 기반은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 다국가 임상 180건 중 국내 CRO는 3건뿐

2025년 승인된 임상시험 가운데 CRO가 의뢰자로 등록된 다국가 임상은 180건이었다. 이 중 국내 CRO가 의뢰자로 이름을 올린 사례는 3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177건은 모두 해외 CRO였다. 국내 업체 비중으로 보면 1.7%에 그친다.

■ 매출 90%가 국내 고객…해외 비중 10.6%

2024년 기준 국내에서 활동하는 CRO는 71개사, 전체 매출은 약 9834억 원 규모다. 이 중 국내계 CRO 47개사의 매출은 4007억 원으로, 89.4%가 국내 고객에게서 나왔다. 해외 고객 매출 비중은 10.6%에 불과하다.

업체 규모 격차도 크다. 국내계 CRO의 업체당 평균 매출은 약 85억 원으로, 외자계 CRO 24개사의 평균(약 243억 원)의 35% 수준에 머물렀다.

■ 신약 파이프라인은 늘었는데…국내사 임상은 감소

국내 신약 파이프라인은 2022년 1650개에서 2025년 2162개로 31% 늘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국내 CRO의 글로벌 수주 기반은 여전히 약하다.

2025년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제외하고 783건으로 전년보다 4.8% 늘었다. 그러나 국내 제약사가 개발하는 임상은 259건으로 15% 줄었다. 반면 해외 제약사 개발 임상은 409건, 다국가 임상은 425건으로 각각 14% 증가했다.

국내 CRO가 다국가 임상을 따내지 못하는 핵심 원인으로는 수행 역량 부족이 꼽힌다. 다국가 임상을 스스로 기획·운영하고, 글로벌 규제기관이 인정하는 수준의 데이터를 만들어낼 역량이 아직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 정부, 내년 20억 원 투입해 '탑티어 CRO' 육성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내년 예산 20억 원을 들여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과 함께 '글로벌 탑티어 CRO 육성 사업'을 추진한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와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 변화에 발맞춰, 국내 CRO의 역량과 해외 네트워크를 키우겠다는 취지다. 핵심 과제는 다국가 임상에서 국내 CRO의 해외 수주와 임상 수행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비임상·임상시험 인프라 강화를 위한 정부 R&D 지원 예산도 2022년 89억 5500만 원에서 2026년 370억 2100만 원으로 크게 늘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업계 의견을 수렴해 지원 대상과 선정 기준 등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 "산업분류조차 없다"…제도 기반도 미흡

CRO 산업을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도 부족하다. 한국표준산업분류(KSIC)에 CRO 전용 세분류가 없어, 산업 현황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지원 정책을 설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에는 제약산업 육성·지원 대상에 CRO를 명시하는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 자금 지원 넘어 '국내 위탁 구조' 만들어야

전문가들은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연구개발 위탁 수요가 실제로 국내 CRO의 실적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주요 과제로는 ▲국가 R&D 과제 중 핵심 시험의 국내 수행 원칙 검토 ▲국내 CRO 위탁비에 대한 세액공제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제도 개선 등이 꼽힌다.

IND 제도 개선은 이미 움직임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전검토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임상시험계획의 법정 처리기간을 30일에서 10일로 단축하는 개정안을 추진 중이며, 지난 21일 입법예고 의견 수렴을 마쳤다.

이와 함께 희귀질환, 독성평가 등 공공이 맡아야 할 영역과 민간 상용 서비스 간의 역할 분담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 CRO# 임상시험수탁기관# 다국가임상# 글로벌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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