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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지침·NICE는 다 바뀌었는데…15년째 제자리인 국내 당뇨약 급여기준

H브릿지저널업데이트 2026.10.29 21:57
홍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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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생성 이미지입니다. H브릿지저널

당뇨병 치료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었지만, 국내 건강보험 급여기준은 15년째 그대로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외 진료지침이 동반질환에 맞춘 조기 치료를 권고하는 상황에서, 급여기준이 최신 약제 사용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 2011년 만든 급여 원칙, 15년째 큰 틀 그대로

현행 '당뇨병 약제 보험급여 일반원칙'은 2011년에 마련됐다. 이후 큰 변화 없이 유지되면서, 메트포르민을 먼저 쓰고 설포닐우레아(SU) 등을 단계적으로 추가하는 구조에 머물러 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 15년간 대규모 임상연구와 진료지침이 크게 바뀌었지만 급여기준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현재는 2제요법을 2~4개월 이상 써도 당화혈색소가 7% 이상일 때 다른 기전의 약을 하나 더 추가하는 3제요법을 인정하는 방식이다.

■ ‘EMPA-REG·LEADER’ 이후 바뀐 치료 패러다임

변화의 출발점은 2015년 SGLT-2 억제제의 EMPA-REG 연구와 2016년 GLP-1 수용체작용제의 LEADER 연구다. 이들 약제가 심혈관 사망 감소, 신장 보호, 심부전 예방 효과를 입증하면서, 당뇨병 약은 단순히 혈당만 낮추는 약이 아니게 됐다.

이에 따라 최신 진료지침은 심부전, 만성콩팥병(CKD),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등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SGLT-2 억제제와 GLP-1 수용체작용제를 일찍부터 쓰도록 권고하고 있다. 학회는 메트포르민이 안전하고 경제적인 약이지만,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먼저 쓰도록 하는 것은 환자 중심 치료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비용 깐깐한 NICE도 ‘SGLT-2 초치료 병용' 권고

해외 변화도 뚜렷하다. 비용 대비 효과를 엄격하게 따지는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조차 최근 개정한 가이드라인에서 모든 당뇨병 환자에게 메트포르민 서방정과 SGLT-2 억제제를 처음부터 함께 쓰는 초치료 병용요법을 권고했다.

학회는 고혈압과의 차이도 짚었다. 고혈압은 목표 혈압에 도달할 때까지 여러 계열 약제를 자유롭게 병용할 수 있지만, 당뇨병은 급여기준이 치료 선택의 폭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 현장은 이미 ‘MET+DPP-4·SGLT-2’로

실제 진료 현장과의 괴리도 크다. 과거 주로 쓰이던 메트포르민+SU 조합의 비중은 크게 줄었고, 최근에는 메트포르민+DPP-4 억제제, 메트포르민+SGLT-2 억제제 조합이 널리 쓰인다. 하지만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처럼 기전상 합리적인 조합도 급여 제약을 받는 경우가 있어, 환자 맞춤형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오젬픽' 급여가 드러낸 구조적 한계

GLP-1 계열 '오젬픽' 급여화는 이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현재 오젬픽은 당화혈색소 7% 이상이면서 BMI 25㎏/㎡ 이상이거나 인슐린을 쓸 수 없는 환자에게, 메트포르민+SU와의 3제 병용으로 급여가 적용된다. 현장에서 SU 사용이 줄어든 상황과 맞지 않아 혼선이 생겼고, 학회는 이를 15년 된 일반원칙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진단했다.

■ 학회 요구: 1차 약제 유연화·동반질환 우선·병용 확대

학회가 제시한 개선 방향은 크게 네 가지다.

▲1차 약제 기준 유연화: 메트포르민을 기본으로 하되, 금기나 부작용이 있으면 SU 외 다른 약제도 단독 사용을 인정

▲동반질환 기반 치료: CKD, 심부전, ASCVD 환자는 혈당과 관계없이 SGLT-2 억제제를 1차로 사용하고, SGLT-2 억제제를 쓸 수 없으면 GLP-1 계열을 우선 사용

▲병용요법 확대: 기전상 충돌하는 조합을 제외한 2~3제 조합을 폭넓게 허용

▲GLP-1·인슐린 기준 정비: GLP-1 계열의 BMI 기준과 SU 선행 조건 삭제, 경구제 2종+인슐린 병용 등 현실적인 조합 허용

학회는 급여기준이 단순한 비용 통제 장치가 아니라 환자의 예후와 치료 접근성을 좌우하는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급여 확대는 합병증을 줄여 장기적인 의료비 부담을 낮추는 예방적 투자라는 설명이다.

■ 정부 "간극 공감…재정 영향 분석 중"

정부도 문제의식에는 공감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지난 7월 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 급여기준과 임상 현실 사이에 간극이 있고, 2011년 만든 일반원칙이 15년째 개정되지 않은 데 대해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학회와 일반원칙 개정을 논의하고 있으며, 개정안의 큰 방향은 상당 부분 마련돼 재정 영향 분석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학회가 요구한 DPP-4+SGLT-2 등 2제 병용과 달리, 정부는 메트포르민을 포함한 3제 조합을 중심으로 재정 영향을 분석해 온 것으로 전해져 최종 개정 범위는 지켜봐야 한다.

# 당뇨병# 급여기준# 당뇨병약제일반원칙# SGLT2억제제# GL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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