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용인시장, 네덜란드 ASML·벨트호벤 방문…글로벌 반도체 생태계 협력 확대
네덜란드를 방문 중인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세계적 반도체 장비 제조 기업인 ASML 본사와 인근 지자체를 연이어 찾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협력 체계를 다졌다. 이상일 시장과 시 대표단은 현지시간 2026년 10월 28일 벨트호벤과 에인트호번을 차례로 방문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의 핵심인 첨단 장비 수급 방안을 논의하고 지역 간 산업 협력 모델을 공유했다.
이 시장은 28일 오전 벨트호벤 시청에서 마르셀 델헤즈 시장 등과 회동을 가졌다. 벨트호벤은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쓰이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며 글로벌 반도체 장비 매출 1위를 달리는 ASML 본사와 핵심 연구개발 단지가 위치한 도시다. 유럽의 첨단 기술 협력 협의체인 '브레인포트' 핵심 도시 중 하나로, 간담회에는 안 베르하흐 브레인포트 경제개발공사 국제업무 전략자문관도 배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시장은 용인에서 진행 중인 초대형 반도체 프로젝트 현황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삼성전자가 6개, SK하이닉스가 4개 등 총 10개의 신규 제조 라인을 용인에 건설하고 있으며, 43년 전 대한민국 최초로 반도체를 개발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는 차세대 연구팹과 파운드리 팹이 함께 마련되고 있음을 전했다. 모든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용인은 단일 도시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거점이 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특히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HBM 등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의 적기 양산이 절실한 만큼 ASML 장비의 안정적 조달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선도 기업 간 긴밀한 비즈니스 파트너십에 발맞춰 용인시와 벨트호벤시 사이의 지자체 차원 교류 역시 강화되기를 희망한다고 제안했다. 델헤즈 벨트호벤 시장은 양 도시의 첨단 산업 중심 산업 구조가 매우 유사하다며 향후 용인 방문 검토 등 적극적인 교류를 약속했다.
시 대표단은 이어 에인트호번의 하이테크 혁신 캠퍼스로 자리를 옮겨 광(光)반도체 육성 기관인 '포톤델타'의 엘코 브링크호프 최고경영자(CEO) 등과 1시간 동안 머리를 맞댔다. 하이테크 캠퍼스 에인트호번은 300여 개 기술 기업과 연구기관, 스타트업이 집적돼 1만 3000여 명의 전문 인력이 근무하는 네덜란드 첨단 지식 생태계의 중심지다. 이 시장은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둘러본 뒤 용인시 주도로 기업 인센티브를 연계한 첨단기술 혁신 캠퍼스를 구상해 볼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이 시장은 ASML 본사를 찾아 프레데릭 슈나이더-모누리 수석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최한종 ASML코리아 대표이사 등 최고경영진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간담회 직전에는 ASML 본사를 찾은 예룬 다이셀블룸 에인트호번 시장과도 만나 환담했다. 참석자들은 반도체 장비의 원활한 조달과 현장 기술 지원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협력 강화에 뜻을 같이했다.
양측의 협력 관계는 용인 현지 인프라 구축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용인특례시가 2024년 12월 11일 밝힌 협약 내용에 따르면, ASML코리아는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협력화단지 A6-3블록(부지 면적 7577㎡)에 첨단 장비 가동 및 유지보수를 전담할 기술지원센터를 조성 중이다. 해당 시설이 정상 가동에 들어가면 약 800명 안팎의 전문 기술 인력이 상주할 예정이다.
슈나이더-모누리 COO는 간담회에서 한국 반도체 생태계의 중심인 용인시와의 협력을 대단히 가치 있게 평가한다며 양측의 지속적인 공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에 이 시장은 ASML의 용인 시설 투자가 한국 반도체 생태계 확장에 직결되는 만큼 필요한 모든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간담회에서는 반도체 전문 인력 수급과 육성 전략에 대한 논의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슈나이더-모누리 COO가 향후 급증할 대규모 전문 인재 확보 방안을 묻자, 이 시장은 관내 대학들과의 연계 육성 체계는 물론 2027년 개교를 앞둔 가칭 용인반도체마이스터고 설립 추진 경과를 설명했다. 아울러 2년 전 용인시청 내에 개설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소부장 최고경영자 과정을 통해 관내 협력 기업 역량 강화를 전폭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네덜란드 방문은 용인 메가 클러스터의 핵심 생산 기반을 안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용인시는 유럽 최고 수준의 반도체 클러스터 거점들과 행정 및 산업 네트워크를 공고히 다져 세계적 반도체 중심 도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한다는 구상이다.